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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트레비분수 바람소원 건축미

by 소소한공유 2025. 5. 6.

1. 로마의 낭만을 상징하는 바람의 소원

로마에 위치한 트레비 분수는 단순한 관광 명소를 넘어, 수많은 사람들의 소망이 깃든 장소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라는 도시가 고대 유산과 낭만의 도시로 불릴 수 있었던 데는 바로 이런 장소들이 주는 감정적인 울림 덕분입니다. 트레비 분수 앞에서 동전을 던지면 언젠가 다시 로마로 돌아온다는 전설은 너무도 유명하며, 영화나 드라마, 소설 속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장면입니다. 이 전통은 특히 한 손에 동전을 쥐고 등을 돌린 채 왼손으로 어깨 너머로 던지는 방식으로 행해지며, 그 순간의 표정 하나하나가 간절함을 담고 있습니다.

실제로 분수에 던져지는 동전은 하루 평균 약 3,000유로에 이르며, 이는 모두 로마 시에서 철저하게 수거하여 복지 재단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전달됩니다. 이런 점에서 트레비 분수는 단순히 낭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사람들의 작은 희망이 사회적 선으로 이어지는 통로이기도 합니다.

분수를 마주하며 소원을 비는 이들의 표정은 저마다 다릅니다. 연인들은 둘 사이의 영원한 사랑을, 가족 단위 여행자들은 평안과 건강을, 나홀로 여행자는 다시 이곳에 돌아오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을 담아 동전을 던집니다. 이렇게 트레비 분수는 단순한 돌조각의 집합이 아닌, 살아 있는 감정의 장소로 기능합니다. 분수의 물줄기 소리, 사람들이 숨죽이며 동전을 던지는 순간, 웃음 섞인 탄성, 사진을 찍는 셔터 소리까지 모든 것이 이 공간을 살아 숨 쉬게 만듭니다.

밤이 되면 조명이 트레비 분수를 환히 비추며, 낮과는 또 다른 낭만을 선사합니다. 조용히 흐르는 물결 위에 부드럽게 반사되는 빛, 그 너머로 들리는 잔잔한 음악 소리는 방문객들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줍니다. 소원을 비는 분수라는 역할을 넘어서, 이곳은 로마라는 도시가 가진 낭만의 정수를 보여주는 대표적 공간입니다.

 

2. 역사와 전설이 흐르는 아름다운 구조미

트레비 분수는 고대 로마 시대의 수로인 ‘아쿠아 베르고(Aqua Virgo)’의 종착점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 수로는 기원전 19년에 로마 군인들이 발견한 샘에서 시작되었으며, 현재까지도 로마 시민과 관광객에게 맑은 물을 공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역사적 의미는 실로 깊습니다. 이와 같은 고대 수로의 유산 위에 세워진 트레비 분수는 단순한 미적 조형물을 넘어 로마 도시 자체의 기능적 기념비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재의 분수는 18세기 중반, 교황 클레멘스 12세의 후원 아래 건축가 니콜라 살비에 의해 설계되어 1762년 완공되었습니다. 건축 양식은 이탈리아 바로크様(양식)의 화려함을 극대화한 형식으로, 중심에는 바다의 신 넵투누스가 해마와 말이 끄는 조개 수레 위에 올라 있는 장면이 조각되어 있습니다. 양 옆에는 풍요와 건강의 상징을 담은 여신들이 서 있고, 전체 조형물은 해양의 생동감을 표현하는 다양한 신화적 상징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이 분수는 가로 약 49미터, 세로 약 26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로 도시 한복판에 우뚝 서 있으며, 그 자체로 하나의 극적인 무대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건물 외벽과 일체화된 구조로 설계되어 있어, 마치 도시가 이 조각상을 품고 있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낮에는 자연광에 따라 조각의 명암이 드라마틱하게 변하고, 밤에는 조명을 통해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무엇보다도 트레비 분수의 조형미는 정면뿐 아니라 측면과 위쪽에서 바라볼 때에도 섬세하게 설계되어 있다는 점에서 진정한 건축 예술로 평가받습니다. 수면 위로 떨어지는 물줄기와 그 물방울이 만들어내는 리듬, 주변 건물에 반사되는 소리와 빛, 그리고 방문객들의 감탄사까지 모든 것이 이 구조물의 일부분처럼 느껴집니다. 단순히 눈으로 감상하는 것을 넘어, 분수 주변에서 느껴지는 바람과 물의 촉감까지 포함해 오감으로 체험하는 공간입니다.

 

3. 분수 주변에서 누리는 로컬의 감성

트레비 분수를 둘러싼 지역은 수많은 관광객으로 붐비는 중심가임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조용하고 소박한 로컬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장소들이 숨어 있습니다. 좁은 골목 안으로 들어가 보면, 관광객을 상대로 한 대형 체인점보다는 오래된 가게나 작은 수공예 상점들이 눈에 띕니다. 수제 젤라또를 파는 가게에서는 계절 과일로 만든 독특한 맛을 경험할 수 있으며, 현지인 단골이 찾는 에스프레소 바에서는 간단한 아침 식사와 함께 리듬감 있는 이탈리아어 대화를 배경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또한, 트레비 분수 근처 골목에는 소규모 갤러리, 향신료 상점, 도자기 공방 등 예술적인 감각이 묻어나는 로컬 공간들이 자리해 있습니다. 이런 공간은 평범한 관광 명소에서는 느낄 수 없는 고유의 분위기를 가지고 있어, 트레비 분수를 둘러본 후 한두 블록만 걸어가도 전혀 다른 감성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이 일대를 천천히 걸으며 ‘길 잃기’를 해보는 것도 이곳에서만 할 수 있는 특별한 체험이 됩니다.

뿐만 아니라, 분수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판테온, 스페인 광장, 나보나 광장 같은 명소들과의 접근성은 여행의 효율성을 높여 줍니다. 이른 아침 트레비 분수를 조용히 둘러본 뒤, 여유롭게 브런치를 즐기고 주변 명소들을 천천히 산책하며 로마의 하루를 완성하는 코스는 많은 여행자들이 극찬하는 일정입니다.

거리의 버스커가 들려주는 바이올린 선율, 거리 공연자의 우스꽝스러운 연기, 무심코 앉은 분수 주변 계단에서 마시는 생수 한 병조차도 특별한 기억이 됩니다. 이런 순간들은 트레비 분수를 단순한 사진 명소가 아니라, 로마의 삶과 감정이 녹아든 진짜 공간으로 만들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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