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탄생 배경과 숨은 이야기 — 브뤼셀 그랑플라스
브뤼셀의 그랑플라스(Grand Place)는 벨기에 수도 브뤼셀의 심장부에 위치한 중앙 광장입니다.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1,000년에 가까운 역사를 품고 있는 공간입니다. 처음에는 10세기경 작은 시장터로 시작되었으며, 주변에 자연스럽게 상업시설과 공공 건물이 들어서면서 점차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12세기에는 목재로 된 초기 시장 건물이 세워졌으며, 이후 도시가 번영함에 따라 석조 건물로 대체되었습니다. 특히 브뤼셀은 중세 시대부터 유럽 무역의 요충지로 성장하면서, 그랑플라스는 유럽 각국 상인들이 모이는 중요한 장소가 되었습니다. 다양한 언어와 문화를 가진 상인들이 광장을 중심으로 활발히 교류했고, 이는 브뤼셀의 국제적 성격을 형성하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1695년, 루이 14세가 이끄는 프랑스군의 대포 공격으로 광장은 거의 전소되었습니다. 그러나 브뤼셀 시민들은 단 5년 만에 그랑플라스를 재건했습니다. 이때 세워진 길드 하우스들은 바로크 양식과 고딕 양식이 혼합된 독특한 외관을 지니게 되었으며, 오늘날까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 중 하나로 평가받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특히 그랑플라스 중심에 우뚝 서 있는 브뤼셀 시청은 고딕 건축의 걸작입니다. 비대칭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당시 추가 건설 과정에서 부지 여건상 한쪽으로 치우치게 설계되었기 때문입니다. 시청 꼭대기에는 대천사 미카엘이 악마를 물리치는 동상이 세워져 있는데, 이는 브뤼셀의 수호성인 전통을 반영한 것입니다.
1998년, 유네스코는 그랑플라스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였습니다. 이는 단순한 미적 아름다움을 넘어, 정치, 경제, 문화적 의미를 모두 아우르는 역사적 가치가 인정된 결과라 하겠습니다. 오늘날 그랑플라스는 브뤼셀 시민들의 자부심이자,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장소로 자리잡았습니다.
2. 놓치기 아쉬운 명소 & 포인트
그랑플라스를 방문하면 무엇보다 광장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화려한 건물들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광장 한가운데 서서 360도 회전하면서 각 건물의 디테일을 감상해보시기 바랍니다. 특히 건물 외벽에 새겨진 조각과 황금빛 장식은 햇빛을 받으면 더욱 빛나며,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표정을 보여줍니다.
브뤼셀 시청(Hotel de Ville)은 반드시 내부 투어를 해보시기 바랍니다. 공식 가이드 투어를 통해 중세 회의실, 연회장, 고풍스러운 계단 등을 둘러볼 수 있으며, 당시 도시 행정의 중심이었던 장소의 분위기를 직접 체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시청 내부에 걸린 고풍스러운 태피스트리(벽걸이 직물)는 매우 인상적입니다.
시청 맞은편에 위치한 '왕의 집'(Maison du Roi)도 주목할 만합니다. 이름과는 달리 실제 왕이 거주했던 건물은 아니며, 현재는 브뤼셀 시립 박물관(Museum of the City of Brussels)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브뤼셀의 역사, 예술품, 그리고 마네켄 피스(Manneken Pis)의 다양한 의상을 전시하고 있어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그랑플라스 주변 골목으로 빠져나가면 '갤러리 생 위베르(Galeries Royales Saint-Hubert)'가 나옵니다. 1847년에 완공된 이 유럽 최초의 쇼핑 아케이드는 아치형 유리 지붕 아래 고급 부티크, 초콜릿 가게, 카페들이 들어서 있어 쇼핑과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격년마다 열리는 '플라워 카펫(Flower Carpet)' 행사는 그랑플라스를 더욱 특별하게 만듭니다. 광장 전체를 수백만 송이의 꽃으로 장식하는 이 이벤트는 8월 중순에 열리며, 2년마다 한 번만 개최되기 때문에 여행 일정을 잘 맞춘다면 잊지 못할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광장 야경도 절대 놓쳐서는 안 됩니다. 해가 진 뒤 조명이 켜진 그랑플라스는 낮과는 또 다른 마법 같은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건물들의 섬세한 조각과 황금빛 장식이 은은한 조명 아래 더욱 돋보이며, 광장을 천천히 산책하면 하루 동안의 피로가 녹아내리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3. 현지인처럼 즐기는 꿀팁
그랑플라스를 진짜 현지인처럼 즐기기 위해서는 몇 가지 꿀팁을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방문 시간입니다. 광장은 하루 종일 붐비지만, 특히 오전 8시 이전이나 밤 10시 이후에는 상대적으로 한산합니다. 이 시간대를 이용하면 관광객이 없는 여유로운 광장의 분위기를 온전히 느낄 수 있습니다.
광장 주변에는 다양한 레스토랑과 카페가 즐비하지만, 관광객을 겨냥해 가격이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현지인들은 보통 골목 안쪽 작은 비스트로나 바를 선호합니다. 특히 벨기에 대표 맥주를 즐기고 싶다면 'Delirium Café'를 추천합니다. 세계 최대 맥주 메뉴 보유 기록을 가진 이곳에서는 수백 가지 종류의 맥주를 맛볼 수 있으며, 가격도 합리적인 편입니다.
브뤼셀에 왔다면 꼭 맛봐야 할 것이 초콜릿입니다. 그랑플라스 인근에는 'Neuhaus', 'Pierre Marcolini', 'Leonidas' 같은 명품 초콜릿 브랜드 매장이 밀집해 있습니다. 매장마다 무료 시식이 가능한 경우가 많으니, 다양한 브랜드를 비교하며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단, 초콜릿은 기온이 높은 여름철에는 녹기 쉬우므로 구입 후 바로 숙소에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그랑플라스에서 마네켄 피스(Manneken Pis)까지는 도보 5분 거리입니다. 유명한 소년 동상은 크기가 생각보다 작기 때문에, 기대를 낮추고 가는 것이 실망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대신, 시즌마다 바뀌는 의상을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마지막으로, 플라워 카펫 시즌이나 크리스마스 마켓 시즌에는 호텔 가격이 급등합니다. 이 시기에 방문할 예정이라면 최소 3개월 전에 숙소를 예약하는 것이 좋습니다. 광장 바로 앞 호텔은 야경을 독점할 수 있는 최고의 위치를 제공하지만, 예산이 부담된다면 도보 10분 이내 저렴한 숙소를 선택해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여행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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